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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4-26 09:12
[교수신문] 강성위, <한시로 만나는 한국 현대시>
 글쓴이 : 관리자(푸…
조회 : 295  
   https://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87826 [100]

한시로 만나는 한국 현대시

강성위 지음|320쪽|푸른사상사
한국 현대시를 한시로 만나는 즐거움을 만끽하다

한문학자이며 한시인이기도 한 강성위는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현대시를 한시(漢詩)로 번역하고 해석한 『한시로 만나는 한국 현대시』를 통해 시를 이해하는 색다른 관점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한국 현대시를 한시로 옮기는 일은 두 언어 사이의 표현 방식 차이 때문에 섣불리 다가갈 수 없는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시 한역은 우리말의 감칠맛을 빠트리게 되는 부분이 많고, 한시를 우리말로 옮기면 그 웅숭깊은 느낌을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한시를 창작하고 번역해온 저자의 경험, 그리고 한시와 현대시 양자에 대한 깊은 이해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좋은 소설을 보면 영화인들은 영화로 만들고 싶어지고, 만화가들은 만화로 그리고 싶어지듯, 저자는 좋은 시를 보면 한시로 만들고 싶어진다는 그 마음에서 이 작업을 시도하였다.

이 책은 전체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 4부까지는 김소월, 윤동주로부터 오늘날 활동하고 있는 현역 시인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인들의 작품을 총 64편 수록하였다. 동요로도 잘 알려진 김소월 시인의 시 「엄마야 누나야」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나태주 시인의 「풀꽃」 등을 한시로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우리말로 된 시를 한시로 옮기고, 주석을 달아 시어와 구절을 이해하게 하고, 한역시를 다시 한글로 직역하여 그 의미를 곱씹어보게 하고, 저자의 깊이 있는 해설이 담긴 한역 노트까지 곁들인 이 책은 한국시를 읽고 감상하는 데 있어 이제까지 없었던 전혀 새로운 뜻깊은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5부에는 저자의 자작시와 자작 한시가 실려 있다.

한시는 근체시(近體詩)는 말할 것도 없고 고체시(古體詩)라 하더라도 정형시(定型詩)에 가깝지만, 그 함축성으로 인하여 자유시에서 구현된 ‘자유’를 정형적인 틀 안에 들일 수 있을 정도로 탄력이 있다. 저자는 한시의 묘미를 이런 데서도 찾는다. 한시에 관한 것들을 공부라고 생각하면 재미가 없고 숙제라고 생각하면 짜증이 나겠지만, 놀이라고 생각하면 다른 것과 비교하기 어려운 재미가 분명 그 안에 있다. 한문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오늘날, 한시 공부를 하다 보면 재미를 느껴 언젠가는 한시를 짓게 되고, 한시를 지으면서 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되지 않겠는가.

조선 시대 신위(申緯) 선생 등은 한글로 된 시조(時調)를 한시로 옮겼고, 김안서(金岸曙)나 양상경(梁相卿) 선생 같은 사람은 한시를 시조로 옮기기도 하였다. 이제 한국 현대시를 한시로 번역하여 소개한 이 책을 통해, 시 한 편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품을 이해하는 폭과 깊이를 더할 수 있게 되었다. 소설을 읽은 뒤에 각색된 영화를 보거나 만화를 읽는 경우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다.

원전(原典)과 재구성물을 상호 비교해보며 감상하는 일은 독자들에게 작품을 접하는 쏠쏠한 재미를 안겨줄 것이다. 고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으로 대중에게 낯설게만 느껴졌던 한시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소득임에 틀림없다.

 

교수신문, "한시로 만나는 한국 현대시", 최승주 기자, 202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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